2025. 3. 10. 12:27ㆍ수험/들어가며
이전에는 별 생각 없이 웃겼다.
그치, 다들 같은 실수를 반복해.
그렇게 생각하다 문득,
이렇게 살아온 길이 있었기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구나.
삶을 대하는 방식이 쉽게 바뀌지 않기에 이 말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
두 번째 CPA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다.
대학에서 모경영아카데미의 객관식 단과강의 수강 기회를
3개월간 무료로 제공해주는 공지를 우연찮게 보게 되었다.
내가 신청해서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연애, 외국어 공부, 휴식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완강은 커녕 한 과목 수강도 도중에 하지 않았다.
그래서 본인의 돈과 시간을 들여야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수강기간이 끝나고, 여름이 되자 나의 마음은 들떴다.
일을 하는 여자친구와의 여름 휴가도 즐기고,
공부 습관이 들지 않은 사람이, 감시자도 없으니 놀기 바빴다.
공부 해야한다는 걱정은 마음 한 켠에 있었지만,
그 불안한 마음을 간직하고만 있는채로 시간을 그저 흘려보냈다.
7월과 8월에 부랴부랴 경영학을 독학해서 정리본을 만들고,
경제학 강의를 되새김질하며 혼자 정리를 시작했다.
허나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는데 도가 튼 사람이
공부를 꾸준히 할 수 있을 수 없었다.
경제학의 고비가 찾아오자 공부를 멈추고 자포자기 심정으로
시간을 보내기 일수였고, 그렇게 12월이 되었다.
더 이상 시간을 끌수 없음을 직감하고, 혼자 경제학을 끙끙대며 완독을 했다.
허나 내게는 회계, 세법, 상법, 거의 모든 과목이 과제로 남아있었다.
시험이 임박한 1월, 부랴부랴 세법 300제를 구매했다.
회계부터 시작해 완독하고, 상법과 세법을 하다보니
곧 시험이었다.
그리고 세법 300제는 하나도 풀지 못했다.
반전은 없다.
그렇게 시험장에 들어가, 18시까지 시험문제를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아둥바둥대며 쏜살같은 시험장의 시간을 다시 흘려보냈다.
그렇게 1년이 갔다.
당시, 작년의 시험이 끝나고부터 이번 시험까지 준비하는 D-360 가량이 생각났다.
참으로 멀게 느껴지고,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은 그 날을
나는 분명히 맞이했다.
이제 생각하니, 나는 그 때 도서관에서 머물렀어야 했다.
그 힘든 과정을 온몸으로 받아들였어야 했다.
하지만 그 과정을 나는 또 한 번 미루었다.
그렇게 두 번째 1차시험이 끝이 났다.
-
왜 공부도 하지 못하고, 마음껏 놀지도 못했을까.
나는 공부에 대한 마음고생이, 공부를 하고 있는 듯한 환상을 준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하며 느끼는 고뇌나 고민은
공부를 해야한다는 의무감이 주는 압박감과 굉장히 닮아있다.
허나 그 결과는 첨예하게 다르다.
마음껏 놀아야 할 때도, 이 노는 시간이 끝나고 다가올 공부 걱정에
그 시간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고,
공부를 할 때도, 내 마음은 다음 내 스텝을 걱정하며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
그 마음고생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스스로의 굴레에 벗어나지를 못했다.
그 압박감이 공부에 쏟을 내 에너지를 야금야금 앗아갔다.
함정은 내 안에 있었다.
- 세 번째 CPA 1차시험에서 계속
'수험 > 들어가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cpa 인강 수강 팁 - 배속의 함정 (1) | 2025.03.19 |
---|---|
다시 준비하기로 했다. (1) | 2025.03.15 |
세 번째 CPA 1차시험 (2) | 2025.03.12 |
첫 번째 CPA 1차시험 (0) | 2025.03.10 |
CPA 불합격 수기 (0) | 2025.03.10 |